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면 누구나 꿈꾸는 토슈즈! '발레를 하면 모두 다 토슈즈를 신는 것 아니야?'하고 질문할 수 있겠지만, 토슈즈는 정말 '아무나' 신을 수는 없다는 사실!
말그대로 발끝으로 서기 위해서는 이를 지지할 수 있는 코어힘과 발목힘 등 전신의 훈련이 되어있어야 하고, 발레를 시작한 뒤 최소 4~5년의 시기를 지나야 부상없이 안정적으로 토슈즈를 신을 수가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발레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요. 수입 토슈즈 브랜드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던 그 시절에는 '미투리'라는 국산 브랜드를 신었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발레를 시작했을 때 수입 토슈즈를 처음 접했습니다. 정착 순서대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블락 유러피안 발란스 Bloch European Balance 4 1/2 XXX
저는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엄지발가락 밑 부분이 툭 튀어나와 전체적으로 발볼이 넓은 편입니다. 그래서 앞볼이 넓기로 유명한 유러피안 발란스를 처음 추천받았습니다. 블락의 토슈즈들은 모두 가죽 밑창을 사용해 부드러운 착화감으로 유명한데요. 실제로 토박스가 넓어 초보자들도 쉽게 신을 수 있답니다. 이름처럼 발란스가 잘 서지는 장점도 있구요. 게다가 발가락이 닿는 토박스 안쪽에 실리콘이 들어있어 엄지발톱이 덜 아프답니다.
하지만 저는 발모양이 이집트형이라 토박스가 넓은 유러피안발란스를 착용하니 엄지발가락에만 너무 지나친 하중이 실려 나중에는 엄지발가락이 아팠습니다. 유러피안 발란스는 엄지~중지 발가락까지의 길이가 비슷한 로마형 발모양을 가지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 그리쉬코 마야 Grishko Maya 4XXXX
그리하여 바꾸게 된 두번째 슈즈는 바로 그리쉬코 마야. 날렵한 쉥크와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데요. 처음 신었을때는 블락에 있던 실리콘이 없어 발가락이 좀 아팠지만 계속 신다보니 가벼워서 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블락이 조금 물렁물렁한 느낌이라면 그리쉬코는 딱딱하고 얇은 석고의 느낌이랄까요. 따라서 두툼한 토씽과 함께 착용시 더 편한 토슈즈입니다.
하지만 밑창이 너무 딱딱한 나머지 다운-업의 과정이 매우 힘들고 아팠습니다. 물론 피케로 찍는 동작이 많은 작품 (예를 들면 잠자는 숲속의 요정에 나오는 finger fairy)에서는 마야의 장점이 극대화되기는 합니다.
마야 토슈즈는 딱딱한 정도에 따라 Soft, medium, hard로 나뉘어 나오고 있습니다. soft타입이 물론 가장 편하기는 하지만 너무 빨리 닳아서 ('토슈즈가 죽는다'고 표현하지요) 저는 medium타입을 선택해 신고 있습니다!
3. 블락 헤리티지 Bloch Heritage 4 2/1 XXX
그리하여 또다시 찾게된 나의 인생토슈즈는 블락의 헤리티지 입니다. 헤리티지는 앞서 말씀드린 블락 유러피안발란스와 그리쉬코 마야가 가진 각각의 장점을 수용한 일종의 절충안이 아닌가 싶은데요. 유러피안발란스처럼 부드럽고, 토박스 안 실리콘이 붙어있는가 하면, 마야처럼 쉥크가 날렵해 저처럼 칼발인 분께 적합한 토슈즈입니다. 위의 사진을 통해 토박스 크기를 비교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블락 헤리티지 토슈즈가 6만원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재고를 쟁여놓고 써왔습니다. 토슈즈 박스 앞부분을 꼬매는 다닝(darning)과 함께라면 오랫동안 쓸 수있고, 발란스 서는 데도 도움을 주어 애용합니다.
다음번 포스트에서는 제가 애용하는 토슈즈 다닝 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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